도시공원의 활용이 녹지보전의 새로운 길이다.
(재)수원그린트러스트
개발과 성장의 시대에 파괴되어져 가는 습지와 녹지를 지켜내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던 환경운동은 이제 녹지의 활용과 재구성화로 바뀌어나가야 한다.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사족을 붙이자면 활용과 재구성화는 당연히 사람의 손이 닿아 만들어진 인공 녹지, 즉 공원과 유원지, 그리고 인간의 간섭을 배제할 수 없는 도심 내 저수지 등에 대한 활동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해보면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의하고 있는 “공원녹지”, 즉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시민의 휴식과 정서 함양에 이바지하는 도시공원, 녹지, 유원지, 공공공지(公共空地) 및 저수지를 비롯하여 나무, 잔디, 꽃, 지피식물(地被植物) 등이 자라는 공간에 대한 활용과 재구성화를 제안하는 것이다. 오래된 가옥도 사람의 온기가 있어야 오랫동안 보전될 수 있듯이 “공원녹지” 또한 사람들이 손길을 적절하게 내밀어주어야만 오래도록 유지되어 더 좋은 녹지공간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잔디와 체육시설만이 덩그렇게 놓여 있던 공원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고, 시원한 저녁에는 시와 조용한 노래가 흐르는 문화와 어울림의 공간으로, 눈으로 보고 그늘에서 휴식하던 정지된 공원을 교육과 생산 활동도 이루어지는 활동공간으로 바꾸어가야 한다. 이렇게 더 많은 주민들이 공원을 찾고 이용해야만 녹지공간도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고, 더 잘 보전하여 다음 세대에게 전해줄 수 있다.
(재)수원그린트러스트는 시민참여를 통해 도시공원을 가꾸어가며 공원을 지역주민들의 공동체거점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2012년 7월에 창립되어, 2012년 ‘경기정원문화박람회’(10월 12일-14일,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으며, 2013년부터는 ‘시민조경가드너 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수료한 시민들과 함께 주 1회 이상 만석공원과 청소년문화공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해 왔다. 또한 인계동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청소년문화공원에 조성된 공원텃밭을 가꾸어, 가을에는 김장도 담아 공원 주변에 있는 선경아파드 노인정 등 8개 노인정에 전달해 드렸다.
2014년 3월부터는 수원지역 대학생봉사자 12명과 함께 공원텃밭에 상추, 쑥갓 등 쌈 채소류와 고추, 토마토 등 열매채소, 감자와 고구마 등 뿌리채소를 심고 가꾸어 왔다. 또한 토종씨앗을 모으고 보존해 나가는 씨앗도서관(대표 박영재)과 협력하여 우리나라 토종 담배상추와 목화, 수원딸기 등을 심어 고유 종 보존운동의 필요성을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알려나가고 있다. 봄 가뭄이 심해 채소가 잘 자라지 못해 애를 태우던 시기도 있었으나 꾸준한 물줄기와 정성으로 가꾼 결과 5월 27일에는 30여명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수확하여 이날 오후 6시에 인근에 있는 한신아파트 경로당(회장 김금순)을 방문하여 채소 수확물을 경로당 10여명 회원들에게 전달하였다. 매주 일요일마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텃밭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초보 대학생 농사꾼들도 3달여 농사일을 해보면서 지금은 초보 티는 나지만 농사꾼으로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수원그린트러스트는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함께 공원텃밭을 가꾸는 한편 지역 주민들을 ‘공원사랑시민단’이라는 봉사조직으로 구성하여 주민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공원모델을 정착시켜가고 있다. 공원사랑시민단은 처음에는 공원청소, 제초작업 등 단순 자원봉사활동에서 시작하여, 봉사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현장 실습을 진행하여 전정 활동, 화초 식재, 화단가꾸기 등 점차 기능을 필요로 하는 자원봉사활동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중장기 목표로 이들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창업하여 공원관리를 담당하게 하여 공원 활동이 사회적 일자리도 창출해나갈 수 있도록 하여 공원이 주민들에게 경관과 여가와 휴식의 공간의 제공, 문화와 교욱, 복지활동의 공간뿐만이 아니라 경제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공동체 거점으로 자리 잡도록 할 계획이다.
환경수도 수원을 만들기 위해 공원에 대한 새로운 활용과 재구성화를 제안한다.
** 이 글은 2014년도 수원의제21추진협의회에서 발간한 홍보신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