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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2-09 11:53
공원이야기 5 : 작은 숲, 큰 꿈-이강오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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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숲, 큰꿈
서울그린트러스트 2014~2015

이강오 (kangolee@naver.com) 서울그린트러스트 사무처장

사본 -이강오처장.jpg


- 목차 -

1. 들어가며
2. 2014년 새로운 활동을 중심으로
3. 서울숲 개원 10년을 맞는 2015년의 과제
4. 나가며

1. 들어가며

2003년 서울숲조성을 시작으로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출범하고 활동한지도 만 11년이 되어갑니다. ‘시민의 봉사와 참여로 생활권녹지를 늘리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가지고 시작한 후 지난 2013년 10주년 때 10년의 활동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성과도 있었고, 한계도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결과들]
양적인 측면에서. 서울에서는 그 동안 서울숲, 청계천, 북서울꿈의숲, 푸른수목원, 경의선숲길 등 많은 공원과 오픈스페이스가 늘어났습니다.
질적인 측면에서. 서울숲사랑모임, 노을공원시민모임 등 새로운 도시공원 시민모임이 만들어지고 시민참여가 활성화 되었습니다. 도시농업과 가드닝을 통한 시민들의 공동체회복과 도시녹화활동도 부쩍 늘어났습니다. 

[부정적인 현상들]
하지만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에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도시공원이 늘어나고 마을공동체운동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사회는 더욱 각박해지고 위기와 피로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주민과 시민들의 자발적 도시공원운동을 늘어나고 있지만, 법과 제도는 시민참여를 보장하지 않고 있고 행정은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거버넌스와 시민운동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는 도시의 지도자가 등장하면서 그린트러스트 운동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지만, 반면 행정의 변화된 역할이 시민사회와 많이 중복되고 서로 역할이 모호해진 결과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행정의 좋은 변화이지만, 반면 기존의 방식으로 시민운동을 계속할 수는 없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변하고, 자기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입니다. 시민운동은 이렇듯 “항상 극복해야할 위기가 오고, 도전할 새로운 가치를 찾아 떠나는 여행과도 같습니다”.

2013년 10주년에서 우리는 새로운 방향을 이렇게 설정하였습니다.
첫째, 지역의 숲과 공원은 지역사회가 가꾸고 지킨다. Trust Green
둘째, 녹색의 가치는 환경적 의미를 넘어, 사회문제해결의 장이 된다. Beyond Green
셋째, 거창한 구호가 아닌, 개인과 공동체의 일상과 삶의 변화를 추구한다. Green Life

2. 2014년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사업과 도전

1) 서울숲
서울숲의 시민참여는 성장과 축소를 반복하고 있지만, 9년간 꾸준함을 잃지 않고 있는 사실 자체를 중요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행정과 민간의 협력을 통한 공원운영관리가 매우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초심을 잃지 않고 잘 버티고 있습니다.
생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자원봉사를 모집하여 공원운영관리에 참여하고, 도시공원이 보다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시니어프로그램, 청소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4년 서울숲의 가장 특징적인 새로운 도전으로 3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올해 3년째에 접어든 ‘커뮤니티가든’과 ‘도시정원사’, 그리고 바이오블릿츠 프로그램입니다.

① 커뮤니티가든
서울숲의 커뮤니티가든이 올해로 3년째 접어들면서 텃밭가꾸기를 통한 커뮤니티 활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울숲 커뮤니티가든은 단순히 텃밭을 가꾸고 공동체모임을 하고 있다는 의미를 넘어서, 도시공원에 숲해설과 생태교육 만이 아닌 여러 유형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숲 커뮤니티가든에는 10여개의 작은 모임(커뮤니티)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청년, 시니어, 지역봉사모임 등 다양한 그룹들이 공원 한 구석에 위치한 커뮤니티가든에서 서로 뽐내기도 하고 격려하면서 만들어가는 공동체에서 끈끈한 도시민의 삶의 연대를 느낄 수 있습니다. 
 
② 도시정원사
올 해 처음 시도한 도시정원사 프로그램은 새롭게 마스터가드너를 그린트러스트에서 모셔오고나서 가능해졌습니다. 1년간의 교육 및 실습계획을 세우고 25명의 교육생을 모았습니다. 가드닝의 경험을 가지고 계신분도 있고, 처음 접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전문 가드너의 교육은 참여자를 충분히 긴장시키고도 남습니다. 매월 계절별로 주제가 있는 강의와 서울숲이라는 커다란 공공정원에서의 실습은 우리 도시를 정원의 도시로 가꿀 미래의 일꾼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참여자들이 직접 조성하고 가꾸는 실습정원은 학습의 장이자, 시민들에게는 아름다운 정원이 됩니다. 

③ 바이오블릿츠
생물대탐사작전(바이오블릿츠)은 국립산림과학원과 식물원수목원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올해로 5번째를 맞는 행사입니다. 24시간 동안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해서 서울숲에 얼마나 많은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알아보는 프로그램입니다. 5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서 24시간 조사한 결과(물론 사전에 전문가들의 조사가 있습니다) 700종의 생물들이 발견되었습니다. 특히, 습지가 있어 서울숲 주변에 제비가 찾아왔습니다. 일정규모 이상의 도시공원은 생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우리동네숲’과 ‘꽃피는 서울’상
우리동네숲 사업은 그린트러스트가 2007년부터 서울숲과 함께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입니다. 올해로 27개째 동네숲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동네숲은 지역사회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역의 숲과 공원을 가꾸자는 취지에서 진행됩니다. 항상 어려움은 지역사회의 리더십을 찾는 것입니다. 올해는 청량리 한신아파트의 놀이터를 개선하는 사업을 진행하였는데, 안타깝게도 아파트 주민의 리더십이 붕괴되면서 사업이 중단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초기에 조성했던 동네숲 몇 개는 훼손될 위기에 처한 곳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에만 해도 2700여개의 크고 작은 공원이 있지만, 지역의 공유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불어서 서울시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꽃피는 서울상’ 시상이 있습니다. 2009년 생활녹화경진대회가 그 원조인데요. 매년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잠재력과 자발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올해는 한 아파트 주민이 수년동안 400여종의 자생화를 모은 정원과 복지관의 아름다운 정원과 마을주민들의 골목가꾸기, 알려지지 않은 보석같은 학교의 정원 등이 수상을 하게 될 예정입니다.

3) 공원놀이100
도시공원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여가공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놀 시간도 적고, 또 놀아도 실내의 키즈카페 같은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점점 야외활동을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아이들의 정신적인, 육체적인 건강에도 많은 문제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와 청년모임, 부모모임, 시니어모임과 함께 서울의 여러 공원을 돌면서 공원에 다양하고 재미난 놀이가 있다는 의미에서 공원놀이100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올해는 놀이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내고 이 운동을 이끌어갈 청년, 부모, 시니어 주체들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와글와글놀이터, 움직이는 놀이터, 시니어 놀이단 등이 새로운 주체로 커가고 있습니다. 

4) 성수동 동네꽃축제
요즘 성수동이 굉장히 핫(Hot)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저희 사무실이 서울숲 옆 성수동의 한 단독주택에 자리잡으면서 동네꽃축제를 시작하였습니다. 대규모 재개발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동네, 우리 스스로 가꾸며 살자라는 이야기입니다. 동네에 자리잡은 카페와 공방, 디자인 사무실 등이 참여해서 동네문화를 만들고, 72시간 동안 골목의 으슥한 공간을 꽃으로 피우는 일을 하였습니다. 동네꽃축제는 그린트러스트가 만드는 새로운 브랜드의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이 되고 있습니다.

5) 한강숲가꾸기
우리나라의 모든 도시가 그렇듯이 큰 산과 더불어 강이 도시를 가로질러 흐르고 있습니다. 산과 강은 우리 도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지요. 그런 강이 오랫동안 개발에 상처받고 훼손되어 왔습니다. 서울면적의 자그만치 6%나 되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한강입니다. 길이는 100리(40km)나 달합니다. 한강의 100리숲길을 만드는 일이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한강숲은 서울에서 그치지 않고 경기도민과 함께 해야할 일입니다.
그 방법도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서 한강을 어떻게 하면 생태적으로 재미있게 놀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명 한강놀이본부를 만들었습니다. 한강을 이용하는 시민들, 12개 자치구의 주민들이 한강을 진정한 공유자산으로 여길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6) 녹색공유센터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일들이 기획되고 만들어지는 곳이 녹색공유센터입니다. 녹색공유센터는 동네꽃축제의 거점이기도 하지요. 주민들의 정원문화를 위한 커뮤니티공간이기도 합니다. 일상적으로는 활동가들이 실험하고 도전하고 논의하는 공동작업장(co-working space)입니다.
 
7) 시니어 일자리사업
서울그린트러스트의 녹색공유센터 내에는 그린플러스라는 사회적기업이 있습니다. 가까이 숲자라미라는 시니어 사회적기업도 있지요. 청년들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시니어의 건강하고 생태적 삶도 중요합니다. 서울시 인생2모작센터와 함께 올해는 시니어정원사와 시니어놀이단 일자리 사업을 하였습니다. 저희가 진행하는 여러 사업에 시니어 그룹이 인터쉽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총 15명의 베이비부머세대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3. 서울숲 개원 10주년을 맞는 2015년 도전과제들

2년전부터 우리는 사람을 키우는 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그 해 뿐이지만, 한 사람의 리더는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요. 논의와 일의 과정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활동가들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내년은 서울숲 개원 10주년을 맞습니다.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일본의 도시공원 연구자료를 보니, 10년이 되면 도시공원의 리모델링이 시작된다고 하네요. 그만큼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이니 10년을 견디기가 쉽지 않은 가 봅니다. 시설이 노후와 되는 것도 있지만, 또 시민의 이용과 트랜드에 맞는 않는 것들도 생깁니다. 이런 공간을 그냥 방치해두면 좀 더 시간이 지나 더 큰 문제가 되고 더 큰 비용이 들기 마련입니다.
내년부터 새로운 10년을 위한 테스크포스를 만들 계획입니다. 단계적으로 공간개선 전략을 수립하고,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와 공공재원을 확보하는 작전을 짜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서울숲사랑모임이 지역사회와 공원애호가들의 진정한 시민모임으로 발전시키는 숙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사무국과 자원활동가 중심의 서울숲사랑모임을 좀 더 확대하고 의미있게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시민들의 활동 영역도 더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서울숲에서는 이제 제대로된 거버넌스를 정착시킬 때라고 봅니다. 시민참여를 넘어 시민과 행정의 동등한 파트너십과 시민주도의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숲 외에도 동네숲의 주민자치, 한강의 거버넌스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2015년는 도시공원에서 거버넌스의 발전의 해로 삼고자 합니다.


4. 나가며

모든 일들이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고, 후손들에게 우리 조상들이 그러했듯이 아름다운 마을숲/공유자산을 물려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힘은 커다란 명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삶의 연대에서 출발합니다.
2014년 우리가 시작한 또 하나의 일은 ‘작은숲, 큰꿈’을 지원하는 ‘나.꿈.커’기금입니다. 동네에서 숲과 공원을 사랑하고 가꾸고자 하는 주민들에게 기금을 지원하는 일입니다. 소액기금도 있고, 공간개선을 위한 큰 기금도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아름다운 재단의 기금배분 사업과 같은 규모로 키우고자 합니다.
하나의 단체가 직접할 수 있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단체가 플랫폼이 되면 많은 시민들이 플랫폼을 활용하여 도시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서울그린트러스트가 그런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하고, 함깨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