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람, ‘수원공원’이야기 1
유문종 (재)수원그린트러스트 이사장
‘수원공원’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공원과 인연을 맺은 지도 어언 삼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2012년 5월부터 법인을 만들려고 뛰어다니기 시작하여 7월에 ‘수원그린트러스트’를 창립하고, 그해 12월에 경기도로부터 ‘재단법인 수원그린트러스트’ 허가를 받아 법원에 등기를 마쳤으니 만 2년 4개월이 지나가고 있는 셈입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였으니, 지난 시간을 내세우며 공원이야기를 써보리라 한두 번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려니 적이 망설여졌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시작을 못하면 후회만 늘어날 것 같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수원공원’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수원공원’이야기를 통해서 수원에 있는 공원, 수원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원, 수원에 만들어 가꾸고 싶은 공원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 정책제안 등등을 써보려 합니다. 이렇게 ‘수원’이라는 공간과 현재라는 시간의 제약을 벗어버리면 쓸거리가 늘어나 조금은 편하게 출발할 수 있겠지요. 또한 한두 번 이 글을 보신 분들이 자유롭게 ‘수원공원’에 대한 글을 보내주신다면 더 풍성해진 생각이나 제안들을 나눌 수 있을 겁니다. 모쪼록 ‘수원공원’이야기가 더 많은 시민들이 공원을 찾도록 안내하고, 더 쾌적하고 즐거운 공원을 만들어가는 길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부족한 공원면적,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수원시민 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면적은 4.89㎡입니다. 4인 가족이 주말에 공원으로 나들이 간다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의 거실과 주방정도의 공간이 허락되겠지요. 다만 이 공간이 폐쇄되지 않고 개방되어 있으며, 타인의 공간 또한 공유하며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훨씬 더 넓고 쾌적한 공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인당 공원면적이 20-30㎡의 내외인 외국의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과 비교하면 1/5정도의 공간만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예를 들어 수원시민은 10여 가족이 나들이 나오면 공원의 휴식공간이 꽉 차게 된다면, 외국의 다른 도시에서는 50여 가족이 나들이를 나와도 넉넉하게 그늘에서 휴식하고 이웃들과의 교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원의 수준을 면적만으로 판단할 수 없겠지만, 면적을 비교해보면 그 도시의 시민이 현재 이용하고 있는 공원이용에 대한 만족도, 나아가 잠재적인 만족도의 향상 가능성 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1인당 공원면적은 9㎡이며, 이웃 도시인 성남시는 12.14㎡, 과천시는 96.43㎡, 고양시는 20.58㎡로 나나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부족한 수원의 공원면적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먼저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나 아직 조성되지 않은 미집행공원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입니다. 2012년 기준으로 수원시 공원결정면적은 16,321,532㎡이며 조성완료 3,857,481㎡, 조성중 4,373,917㎡이며 미조성 공원면적이 8,090,732㎡입니다. 결정된 공원지역만 공원으로 조성해도 1인당 14.8㎡의 공원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공원부지 매입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합니다. 수원시가 여러모로 예산을 절약하여 공원분야에 투자를 한다고 하여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공원면적을 늘려나가려면 현재 조성중인 공원은 빠르게 완성해 나가고,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공원조성을 확대해 나가야 하겠지만 이러한 수원시의 노력만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시민들의 참여는 생활 속에서 버려진 공간들을 ‘공원’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법적 지위를 갖는 공원을 만들 수는 없어도 실질적으로 공원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녹지공간을 만들어 가는 겁니다. 담장을 허물거나 방치되어 쓰레기가 쌓여 있는 공간에 쌈지공원이나 텃밭을 만들고, 콘크리드 바닥을 제거하기 어려운 도로나 옥상, 벽면 등에 상자텃밭을 만들거나 녹화를 통해 회색의 도시를 푸르른 녹색도시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현재 조성된 공원의 질을 높여나가는 일입니다. 집근처에 있는 공원에 가족들이 기념식수를 하여 잔디만 펼쳐진 공원에 숲을 만들어 나가고, 공원에 꽃과 나무를 심고, 풀을 뽑는 일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공원을 시민들이 스스로 관리하고 이용해 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공원을 아침, 저녁으로 이용하는 대상에서 수시로 찾아가 살펴보고 관리하는 공감과 작품의 대상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또한 공원이용의 방법도 다양화하여 공원에서 시낭송회도 개최하고 전시회도 열고, 지역주민이 함께 모여 물건도 사고파는 장터도 펼쳐야 합니다. 화성시나 용인시 농민들을 초청하여 농민장터도 열어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길도 모색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습관처럼 굳어진 단순한 공원이용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주민이 함께 모여 동네의 문제들을 협력하여 해결해나가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계획하여 실행해 나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공원활동 분야에 개인과 기업의 기부를 늘려나가야 합니다. 뉴욕 센트럴파크를 만들어 온 활발한 기부문화, 서울 숲을 가꾸어 온 아름다운 사례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수원시 공원면적은 통계적 수치로만 나타나지 않고 자발적으로 공원활동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힘으로 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생활 속에서 확인될 것입니다.
끝.